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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나눔] 장례식을 잔칫집으로 만들어주신 멋지신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
글쓴이 박서영
날짜 2024-03-19
조회수 6822

샬롬~

저는 7교구 직장5 다락방의 박서영입니다.

 

지난 310일 주일에 소천하신 제 아버지의 장례식을, 이 땅에서 험악한 세월을 그저 열심히 살기만 했던 작은 한 사람의 장례식을 기쁨이 넘치는 잔칫집으로 만들어주신 멋지신 하나님의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제 아버지는 올해 75세로, 저의 초대로 새생명 축제 때에 두어번 교회에는 오셨으나 이만하면 착하게 살았다면서 영접은 완강히 거부하셨어요. 224월 말에 폐암 4기 진단을 받으시고 항암치료를 하시면서 저와 어머니의 강요로 교회 출석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당시에는 교회에 다니지는 않으셨는데 하나님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아버지는 토요일마다 내일 주일에 교회에 갈 준비를 하셨었는데 교회 오가는 길에 들은 말씀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서 물어볼라치면 일요일에 심심해서 교회에 바람쐬러 간다고 하셨는데 그 말 속에 어떤 믿음이 있지 않을까,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끌어낼 수 있을까, 저는 참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 항암치료를 하는 20개월 동안 부작용이 거의 없으셨는데 작년 겨울, 많이 추워진 날씨로 교회 출석과 외출을 하지 않던 아버지는 조금씩 힘들어하기 시작하셨습니다저는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했고, 병원에서는 약도 바꾸었지만 아버지의 상황은 계속 나빠졌습니다. 교구 목사님이나 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는 목사님께 기도 부탁을 드려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지금이 그때인지 알 수도 없었고,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망설이는 동안 아버지의 병은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허약해진 몸으로 더 이상 항암주사를 맞을 수 없었고 영양제라도 맞게 하려고 가정간호를 시작하던 날, 혈압이 너무 낮아 119를 불러 응급실에 다녀왔고 다음날 외래진료에서 바로 호스피스 입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순장님께 연락을 받으신 교구의 김성민 목사님께서 전화로 기도를 해주셨고, 박미선 전도사님과 함께 병원과 목사님의 일정에 맞추어 14일 목요일 오후 6시로 기도 약속을 하였는데 저는 목사님의 기도를 가족들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는데 목요일 오후 6시는 다들 퇴근 전이라 불가능했지요. 갑자기 안좋아진 아버지의 상황으로 급히 전도사께 날짜 변경을 요청 드렸고 전도사님과 목사님께서는 바로 목사님의 일정이 되는 310일 주일 오후 4시로 변경을 해주셨습니다. 주일예배 후 호스피스 병원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아버지의 호흡을 들으며 지켜보던 때에 오후 3시에 1인실로 이동을 시켰고 곧이어 온 가족이 아버지를 배웅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찬찬히 돌이켜보면 한치의 오차도 없으신 하나님께서는, 가족을 위해 험하고 힘든 일도 마다않고 살아온 저의 아버지를 참 사랑하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개월 동안 항암 잘 받으시면서 엄마와 저와 함께 교회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잘 놀러다니게 하셨습니다.

상황 나빠지면서 집에서 엄마의 간병도 받으면서 작은 아들 등에 업혀 병원도 다녀오게 하셨고, 좋아하시던 깻잎 장아찌와 밴댕이 젓갈도 조금이나마, 그리고 달달한 붕어빵 싸만코 아이스크림도 드시게 하셨고, 가정간호도 받아보게 하셨고 119 불러서 응급실도 다녀오게 하셨고, 큰 아들 등에 업혀 호스피스 병원에 가셔서는 진통제 맞으며 고통 없는 4일을 보내게 하셨고, 병세가 깊어지면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않으시기를 기도했었는데 1인실로 옮긴 후에 출근했던 큰 아들 도착하여 온 가족의 배웅받게 하셨습니다.

 

9, 11, 19살 손주들이 손 꼭 잡아드리면서 할아버지 감사했어요눈물로 드리는 인사 다 받게 하셨고, 오후 4시에 김성민 목사님 기다렸다가 기도 받게 하셨고 한 시간 만인 오후 5시에 눈 감게 하셨습니다.

저의 바램대로 하나님은 온 가족이 목사님이 주시는 복음을 듣게 하셨습니다. 어려서 교회에 잠시 나가셨다던 아버지가 알고 계셨던 요한복음 316절 말씀을 주심으로 아버지의 이 땅에서의 마지막 시간이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풍성했을 것을 저는 믿습니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은 평안하기 그지없어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편안하게 웃는 예쁜 얼굴로 눈감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게 하시고 천국으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될 것 같은 전날 토요일 오후에 저를 제자훈련에 참석하여 함께 기도하게 하셨고, 주일예배 잘 드리고, 섬기고 있는 유년부 예배도 드리게 하셨고, 한 달에 딱 한 번, 회사의 주말 행사가 없는 그 날에 아버지를 데리고 가셔서 회사 일 걱정 않게 하셨으며,

큰 올케의, 얼마 전에 장례를 치른 지인을 통해 좋은 장례지도사를 만나게 하셨고, 유년부 부장선생님과 금요찬양팀 팀장님을 통해 멍하니 있는 저를 흔들어 예배와 교회장을 챙기게 하셨습니다. 늦은 시간에 연락 드렸는데도 열심히 확인해주신 7교구의 김성민 목사님, 참 감사합니다.

 

믿지 않는 동생들과 미처 상의하지 못했지만 다음 날 교회장으로 치르는데에 찬성을 해주었습니다. 교회장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빈소에 이미 준비된 향과 초를 빼야 하는 상황에서 기독교가 아닌 조문객들은 어떻게 조문을 하느냐고 반대하는 동생들, 엄마 곁에서 향을 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절에 다니는 이모, 처음으로 맞닥뜨린 힘든 상황에서 순식간에 분위기는 싸늘해졌지만 아버지를 위해 교회에 요청했으니 교회의 원칙에 따르자는 결단을 해주신 엄마와 큰 올케의 도움말로 동생들은 져주었고 그 때 나왔던 예수님 이야기에

예수 얘기 좀 하지마!” 큰소리를 내는 막내 동생, 분위기는 다시 싸늘해졌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동생의 말, “회사에서도 예수 믿으라 해서 정말 듣기 싫은데!!!!!” 이 말에 가족들은 모두 웃고 말았습니다. “교회 다니면 승진 빠른 거 아니예요?”라며 거들어주는 믿지않는 큰 올케. 위기인 것 같았던 그 순간 돕는 자인 큰 올케의 말로 분위기는 다시 좋아졌습니다.

 

장례지도사는 큰 초 두 개는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하였지만 교회장의 원칙을 말씀하셨던 김성민 목사님께 다시 확인을 하였고 당연히 큰 초 두 개도 빼야 했습니다, 두 동생들은 초마저 없으면 너무 휑하다며 또 반대를 하였는데 원칙이니 따르자고 저도 고집을 꺾지 않았고,, 두 동생들은 마음이 상한채로 하는 수 없이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그 때 장례지도사는 저희에게 용도를 말하지 않고 받았던 사진을 인화하여 장식을 해주었는데 동생들을 달래기라도 하듯 생각지도 못했던 사진에 마음이 풀린 가족들, 여호와 이레!

 

저는 어려서는 잠시 교회를 다니기도 했으나 이후로는 선물을 주는 행사 때에만 몇 번 교회에 가는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여러 번 저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멀리하다가 한참 세상 재미에 빠져 있을 때에 직장 일을 통해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했고 그 기도에 응답해주신 하나님을 만나 분당우리교회에 출석하면서 10년 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두 번은 회사 직원과 함께 갔지만 주말에 일을 하는 회사 일정으로 손님처럼 혼자 다니다가 등록 후에 청년부와 다락방으로 공동체에도 몸 담았고, 새생명 축제 때에 교회에 오셔서 너는 저기서 노래 안하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노래하는 나를 보러 아버지가 교회에 오시겠구나 싶어 찬양팀도 섬겼고, 설명도 못하면서 무작정 교회에 오라고 할 수는 없어 전도폭발 훈련도 잠시 받았고 그리고 1부 예배 후에 출근하지 않는 주일의 아침 시간이 아까워 시간에 맞는 봉사를 찾다가 유년부를 섬겼습니다. 교회에 오는 것이 너무 좋아 제 개인의 시간은 대부분 교회에서 보냈는데 믿지 않은 가족들이 볼 때에, 저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서운하기도 했을 것이고, 때로는 원망도 했을 것이고, 교회에 다닌다면서 본이 되지 못하는 저의 말과 행동에 실망도 했겠지요.

 

이번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면서 위로예배와 발인예배, 입관예배, 천국환송예배, 그리고 제자반 하진호 목사님과 동기들과 함께 드렸던 예배, 그리고 제가 섬기고 있는 많은 공동체에서도 찾아와 위로해주셨고 연락으로 위로해주셨고 유년부에서 함께 섬기다가 다른 교회로 가신 선생님들과 목사님들께서도 직접 오셔서 조문해주셨고,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사랑하는 친구들과 연락하게 하셨고 만나게 하셨고, 현재 직장에 20년 가까이 있다보니 알게 모르게 자리한 저의 교만으로 힘들었는데 막내직원까지 조문을 와주었고, 많은 도움의 손길로 너무나도 큰 위로를 해주셔서 가족들 앞에서 제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

 

아버지의 마지막 시간부터 장례식을 치르는 내내, 하나님이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은혜를 주실까, 하나님이 어째서 나에게 이렇게 큰 은혜를 주실까, 어떻게 이 많은 분들이 나를 위로하러 이곳까지 오실까, 내가 뭐라고 분당우리교회 근조기와 이찬수 목사님의 성함이 적힌 근조화환을 받고 아버지 장례를 치를까, 아버지의 장례식이라는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이 무엇을 하시려고 이러실까, 나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하나님의 계산법에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조문 오셨던 어느 분이 그러셨어요, 제가 교회에서 보냈던 시간과 섬김에 대한 보상이라고요. 듣고 나서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동안 교회에 다니느라 가족들에게 미안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보상이 맞다면 그것은 제가 아니라 10년 동안 소홀했을 저를 참아준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보상이었을겁니다.

저에게는 하나님의 더 큰 선물이었습니다. 10년 동안, 그 열심과 그 섬김의 시간 동안 어느 누구도 저에게 강요하지 않았거든요, 다 제가 좋아서 했던 일이거든요. 신실하신 하나님은 어떤 자리에서도 저를 한 번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셨거든요. 어떤 모양으로든 은혜와 사랑을 주셨거든요.

 

부모님과 작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던 작은 올케의 마음을 아버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만져주셔서 엄마를 홀로 남겨두고 먼저 가시는 아버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딱히 싫지는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두팔 벌려 환영 할 수도 없는 교회장을 치르면서 여러 번의 예배에도 싫은 내색없이 함께 예배를 드려준 두 동생과 두 올케의 마음을 잡아주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형제를 먼저 보낸 고모들과 큰아버지께 교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을 불만없이 용납하게 하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믿지 않는 큰 올케가 고맙게도 감사헌금 이야기를 먼저 꺼내주었고 동생들도 찬성해주었습니다. 금액이 제 마음에는 차지 않아서 내가 채워서 내 마음에 있는 금액으로 감사헌금 드려야지 했는데 천국 환송 예배를 드린 후 아버지의 화장이 시작되었을 때 큰 올케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저에게 제가 원했던 금액으로 본인이 채워서 주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달라고 한만큼 안줘서 마음에 걸려서 그러냐 하니, 그냥 자신이 너무 감사해서 그런답니다하나님이, 그 돈 얼마가 없어서 그러셨을까요, 온 가족의 마음이 교회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가득했음을 큰 올케를 통해 보여주셨지요.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일에 걸쳐 아버지를 만나주신 김성민 목사님, 곁에서 애써주신 박미선 전도사님, 이른 시간 악기까지 준비하셔서 아버지의 천국길을 배웅해주신 경조부의 많은 분들, 눈물로 함께 기도해주셨던 다락방 순장님과 많은 집사님들, 유년부의 목사님과 전도사님과 많은 선생님들, 찬양팀의 많은 권사님 집사님들 전도사님 목사님, 제자반의 하진호 목사님과 동기 집사님들, 사총사 친구들, 청년부 때 함께 했던 우리 자매님들, 그리고 생각나지 않지만 함께 기도해주셨던 많은 분들, 참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슬플 수 밖에 없는 장례식을 아버지의 천국길을 확신케 하심으로 잔칫집으로 만들어 주신 기쁨의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천국 가셨다는 확신이 드는 상황들이 너무나도 많아 푼수처럼 웃으며 조문객들께 인사드렸고 눈물이 날 틈이 없었고 울 수가 없었고 울 틈도 없게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울음이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주시면 주시는대로 또 울려고 합니다.

 

작년부터 저의 기도제목은 겸손과 온유입니다.

감사를 드리는 이 글에 제 자랑과 교만이 있다면 유년부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 보시듯이 귀엽다 해주시고, 불쌍하다 해주세요. 그리고 겸손과 온유라는 저의 기도제목이 신실하신 하나님께 응답받기를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장례식장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보여드립니다.

다른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영정사진 앞에 있던 성경책은 누구의 성경책일까 생각이 들어서 제 성경책을 장례식장에 가지고 갔었는데 어느 시간엔가 교회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9살 난 막내 조카가 혼자서 소리내어 읽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이 사진을 다시 보며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 집안에 보이신 일을 그리고 또 보이실 일을 기쁘게 나눌 그 날을 기대하며 두서없이 쓴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