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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혜나눔] [방문기] 해남 녹우당에서 발견한 우리 집안의 미래
글쓴이 김경용
날짜 2026-01-02
조회수 1758

지난해 연말, 해남에 있는 윤선도 유적지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내 마음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은 것은 한 가문의 대를 이은 '지독한 학문 정신'이었다. 가문의 내력을 살펴보니, 후손 중에는 54세라는 늦은 나이에 비로소 과거에 급제한 인물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손주를 보고도 남을 연배인데,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과거 시험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놀라웠다. 물론 집안의 넉넉한 재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단순히 돈의 문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책을 읽고, 아버지가 그 곁에서 공부를 하니, 그 환경에서 자란 손주는 태어날 때부터 '4세 고시생'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공부가 특별한 고행이 아니라, 가문의 공기이자 일상이었던 셈이다.

 

이런 가문의 내력을 보며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중생을 경험한 이후, 늘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애써왔다. 나의 아들과 딸 역시 기독교 신앙 안에서 교육하며 그 길을 함께 걷고자 노력 중이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윤선도 가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가문의 명예와 유교적 가치를 위해 평생 붓을 놓지 않았듯, 나는 영적인 진리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평생 말씀을 놓지 않고 있다. 훗날 태어날 나의 손자, 손녀들 역시 우리 집안의 이런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날 것이다. 할아버지와 부모가 말씀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신앙은 공부처럼 자연스러운 삶의 양식이 되지 않겠는가.

 

해남 녹우당의 고택을 둘러보며 얻은 영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윤선도 가문이 '유교 경전 읽는 소리'로 대를 이었다면, 우리 가문은 '성경 말씀 읽는 소리'로 대를 잇는다. 나 또한 이처럼 '성경 말씀 읽는 소리'와 '기도하는 뒷모습'으로 우리 가문을 세워가고 싶다. 대를 이어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내가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자 우리 집안의 거룩한 가풍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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