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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은혜나눔] 무대 위 전수되는 삶, 그리고 나의 주일학교 |
|---|---|
| 글쓴이 | 김경용 |
| 날짜 | 2026-04-04 |
| 조회수 | 2217 |
* 어제 특별부흥회 기도시간에 담임목사님께서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실 때 지난 1월 메모해 놓은 글이 생각나서 공유해 봅니다.
지난주 금요일(1.16일), 아내의 손에 이끌리듯 국립극장을 찾았다. 평소 연극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오후 3시 공연인 '더 드레서(The Dresser)'를 관람하면서도 초반에는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는 걸까 고민하다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두 원로 배우, 박근형과 송승환의 연기는 나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들의 연기는 '연기'라기보다 차라리 '삶'에 가까웠다. 무대라는 투명 유리 너머로 그들의 실제 생활을 훔쳐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가 농익어 있었다. 훌륭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연극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면, 두 거장의 연기는 무대 위의 삶 그 자체였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저토록 유명하고 다른 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장들이, 왜 굳이 고된 연극 무대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연극이 끝날 무렵, 나는 나만의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전수'였다. 같이 호흡하고 연습하며, 후배들에게 '연기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단순히 대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삶의 깊이가 묻어나는 뒷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것만큼 위대한 가르침이 어디 있겠는가.
그 순간, 나의 모습이 거울처럼 투영되었다. 올해부터 다시 시작한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의 자리였다. 사실 교역자나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나이가 훨씬 많은 탓에, '내가 자리를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마음 한구석에 늘 있었다. 젊은 선생님들 사이에서 어색함도 느꼈다.
그러나 무대 위 거장들의 모습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주었다. "아, 나도 이 무대(교회)에서 후배 선생님들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신앙의 연륜이 묻어나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구나!" 내가 완벽하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애쓰지 않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신앙을 살아내는 모습 자체가 누군가에겐 도전이 되고 전수가 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었다.
연극의 실제 메시지가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당장 다음 날 있을 수련회 기도 모임을 두고 '참석 의무도 없는데 갈까 말까' 고민하던 나약한 마음이 사라지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내가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젊은 교사들에게는 작은 도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끌려가다시피 한 연극이었지만, 그 끝에서 나는 소중한 사명을 되찾았다. 이제 나는 주일학교라는 나의 무대 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배우이자 스승으로서, 기꺼이 나의 뒷모습을 내어주려 한다. 나의 신앙이 누군가에게 건강한 도전이 되길 기도하며, 다시 뜨거운 마음으로 아이들 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